📦 Do, 85% - BJ대한물류 AI 도입 생존기

Episode 4: "첫 번째 프롬프트"

🅿️ 곤지암 터미널 주차장

11월 18일 월요일. 새벽 2시. 4일째 출근.

11월 18일 월요일. 새벽 2시.

서윤은 이제 익숙해졌다. 작업복 입기. 안전모 쓰기. 곤지암까지 1시간 운전.

하지만 손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물집 위에 새 물집이 생겼다. 반창고를 5개 붙이고 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터미널 건물이 보였다. 4일째.

문을 열고 들어갔다. 기름 냄새. 기계 소리. 이젠 낯설지 않았다.

사무실로 갔다. 도진이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왔어요."

"네."

서윤이 옆에 앉았다. 의자가 삐걱거렸다.

"오늘은 뭐 해요?"

"7번 라인. 어제랑 같아요."

"네."

서윤은 가방을 열었다. 노트북을 꺼냈다.

도진이 봤다.

"노트북 왜 가져왔어요?"

"기록하려고요. 데이터 좀 모으고."

"뭐 기록해요?"

"물량 패턴, 오류 발생 시간, 작업 속도 변화. 그런 거요."

"그걸 왜?"

"나중에 AI 시스템 만들 때 쓰려고요."

도진이 화면을 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윤이 노트북을 켰다. 화면이 밝아졌다. 엑셀 파일을 열었다.

CJ 곤지암 터미널 - 현장 데이터 수집

날짜 시간 물량 오류건수 작업인원 특이사항
11/15 02:00-06:00 14,203 128 6명 습도 높음
11/16 02:00-06:00 13,890 142 6명 정상
11/17 02:00-06:00 15,441 167 5명 1명 결근

서윤은 표를 봤다. 패턴이 보였다.

물량이 늘면 오류도 늘었다. 인원이 줄면 오류가 더 늘었다.

당연한 얘기였다. 하지만 데이터로 보니 명확했다.

"도진 대리님."

"네."

"이 데이터 보면, AI가 도움 될 것 같은데요."

"어떻게요?"

"물량 예측이요. 매일 물량이 다르잖아요. 근데 패턴은 있어요. 요일별, 날씨별, 계절별. AI가 그걸 학습하면 미리 인력 배치를 최적화할 수 있어요."

도진이 서윤을 봤다.

"그거 맞는 말이에요."

"그죠?"

"근데 실제론 안 돼요."

"왜요?"

"예측이 틀리면?"

"...아."

"어제 5명으로 15,000개 처리했어요. AI가 '내일은 14,000개니까 5명이면 된다'고 예측했다고 쳐요. 근데 실제로 17,000개가 왔어요. 어떻게 해요?"

"...인력을 긴급 투입하죠."

"새벽 2시에요. 어디서 사람을 데려와요?"

서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AI는 평균을 예측해요. 근데 물류는 평균으로 안 돌아가요. 항상 예외가 있어요. 그 예외를 사람이 메워야 해요."

"...네."

도진이 일어섰다.

"그래도 데이터는 모으세요. 나중에 쓸 데가 있을 거예요."

"네."

새벽 3시 30분.

7번 라인.

서윤은 바코드를 스캔하고 있었다. 400개째.

손이 아팠다. 하지만 익숙해졌다. 스캔, 확인, 다음 상자. 리듬이 생겼다.

김택배가 옆에서 일하고 있었다. 550개는 넘게 했을 것이다.

서윤은 그를 봤다. 25년 경력. 숙련.

AI가 못 따라할 것.

그때 경보음이 울렸다.

삐— 삐— 삐—

🚨 컨베이어 벨트 정지

빨간 경보등. E-7342 센서 오류. 3일 연속.

"뭐야?"

김택배가 소리쳤다.

도진이 달려왔다.

"7번 라인 센서 오류!"

"또?"

"네. 3일째예요."

"씨발."

김택배가 욕을 했다. 서윤은 처음 들었다.

도진이 제어판으로 갔다.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 에러 코드가 떴다.

E-7342: 센서 인식 실패

"이거 또 수동으로 고쳐야 해요?"

"네. 10분 걸려요."

"10분이면 물량 밀려요."

"알아요."

도진이 공구함을 꺼냈다. 센서 덮개를 열었다.

서윤은 그걸 봤다.

10분. 물량 지연. 다음 조가 힘들어진다.

3일 연속 같은 오류.

AI면 이걸 막을 수 있을까?

💻 ChatGPT 첫 사용

서윤의 손이 조심스럽게 프롬프트를 입력한다. 반창고 붙은 손가락.

서윤은 노트북을 꺼냈다. 인터넷을 켰다. ChatGPT를 열었다.

첫 번째 프롬프트.

30초 후.

서윤은 화면을 봤다.

맞는 말이었다. 논리적이었다.

하지만.

도진은 지금 센서를 고치고 있었다. 10분.

ChatGPT는 4가지 원인과 예방책을 줬다. 하지만 **지금 당장** 뭘 해야 하는지는 없었다.

서윤은 도진에게 갔다.

"대리님, 이거 보세요."

노트북 화면을 보여줬다.

도진이 봤다. 읽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네요."

"그죠?"

"근데 지금은 소용없어요."

"왜요?"

"지금 필요한 건 센서 고치는 거예요. AI는 고치는 법을 안 알려줘요."

🛠️ 도진의 현장 철학

센서를 조이는 도진. "AI는 이론을 줘요. 현장은 실행이 필요해요."

도진이 공구로 센서를 조였다.

"습도 관리 시스템, 제습기, 전력 안정화. 다 맞아요. 근데 그거 누가 예산 따고, 누가 설치하고, 누가 관리해요?"

"...아."

"AI는 이론을 줘요. 현장은 실행이 필요해요."

도진이 센서 덮개를 닫았다. 제어판을 눌렀다.

컨베이어 벨트가 다시 돌아갔다.

"AI가 쓸모없다는 게 아니에요."

도진이 서윤을 봤다.

"AI가 준 답은 맞아요. 근데 **지금 당장**은 아니에요. **나중에** 쓸 거예요."

"...네."

"서윤 PM은 본사 가서 그 답을 보고서로 만드세요. 예산 따세요. 시스템 만드세요. 그게 PM 일이에요."

"현장은요?"

"현장은 제가 해요. 지금 당장 고치는 거."

도진이 라인으로 돌아갔다.

서윤은 노트북을 봤다.

ChatGPT 답변이 화면에 떠 있었다.

맞는 말. 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답.

새벽 6시.

✨ 차 안 깨달음

운전석의 서윤. 노트북에 "AI는 전략을 준다. 현장은 전술이 필요하다." 새벽 하늘이 물들어간다.

서윤은 차에 앉아 있었다. 노트북을 열었다.

새 파일을 만들었다.

AI 활용 가이드 - 현장 버전

저장했다.

시동을 걸었다.

내일은 본사 회의.

AI 시스템 중간 보고.

서윤은 알고 있었다.

보고서에 뭘 써야 하는지.

"AI만으로는 안 됩니다. 현장이 필요합니다."

💡 Hands-On Tutorial: 서윤의 설비 오류 진단 프롬프트

Real-world situation: 반복되는 기계 오류의 원인을 파악하고 예방 조치가 필요할 때

Copy-paste prompt:

{설비/기계}에서 반복적으로 같은 오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류 정보:
- 에러 코드: {에러 코드 또는 증상}
- 발생 시간: {특정 시간대 또는 조건}
- 발생 빈도: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 수리 시간: {매번 걸리는 시간}
- 작업 환경: {온도, 습도, 장소 등 환경 조건}

다음을 분석해주세요:
1. 가능한 원인 3-5가지 (가능성 높은 순으로)
2. 각 원인별 예방 조치
3. 단기적 해결책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4. 중장기적 개선 방안 (시스템적 해결)
5.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우선순위 2가지

제약 조건:
- 예산: {금액}
- 기간: {날짜}
- 인력: {명수}

출력 형식:
- 간결하게,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 전문 용어는 쉽게 설명 추가

What you'll get:
- 원인 분석 (환경, 노화, 설계 결함 등)
- 즉시 실행 가능한 조치 vs 장기 투자 항목 구분
- 제약 조건 내에서 실현 가능한 우선순위

Try it yourself:

  • [ ] 위 프롬프트를 ChatGPT에 복사
  • [ ] {중괄호} 항목을 실제 상황으로 교체
  • [ ] **중요**: 제약 조건(예산/기간/인력) 반드시 명시
  • [ ] 결과를 현장 담당자와 검증

Example result:

설비: 컨베이어 벨트 센서
에러: E-7342
제약: 예산 50만원, 기간 1주일, 인력 1명

=== ChatGPT 답변 ===

단기 해결 (제약 조건 내):
1. 일일 센서 청소 (비용 0원, 즉시 시행 가능)
2. 센서 히터 기능 활성화 (설정만 변경, 0원)
→ 예상 효과: 70% 문제 해결

중장기 개선 (예산 초과):
1. 제습기 설치 (150만원)
2. 센서 교체 (80만원)

🎯 Learning Concept: "Don't Think, Do AI" - Level 1

Concept: **"프롬프트에 제약을 명시하라"**

서윤이 배운 것처럼, AI에게 이상적인 답변을 요청하면 이상적인 답을 줍니다. 하지만 현실은 제약투성입니다.

Before (서윤의 실수):

센서 오류 원인과 해결책 알려줘
→ 제습기, 센서 교체, 전력 안정화 장치 (다 비용 많이 듦)

After (개선된 프롬프트):

센서 오류 해결책을 다음 제약 하에서 알려줘:
- 예산: 50만원 이하
- 시간: 이번 주 내
- 인력: 현장 직원 1명만 투입 가능
→ 일일 청소, 센서 히터 설정 변경 (현실적 답변)

Why it matters:

  • AI는 당신의 상황을 모릅니다.
  • 제약이 없으면 "완벽하지만 불가능한" 답을 줍니다.
  • 제약을 주면 "덜 완벽하지만 실행 가능한" 답을 줍니다.

**[Episode 4 끝]**

*다음 에피소드 예고: Phase 2 시작 - 서윤과 도진의 협업, 하이브리드 시스템 설계*